노동계 일각에서 쿠팡의 정규직 비율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긱(gig·임시직)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 결과가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포스텍이 Data Insight에 게재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불과 1% 임시직 근로자만이 정규직 전환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영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플랫폼 근로자 478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8.1%가 정규직 제안에도 지원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정규직 비전환 이유로는 응답자의 40%가 ‘다른 직업이 있기 때문‘이라 대답했고, ‘원하는 시간에 근무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33%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가사 육아‘와 ‘학업‘을 이유로 정규직 전환을 거부한 응답자가 각각 13%와 2%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임시직 배달 노동의 장점‘에 대한 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80%가 임시직 선호에 대해 ‘원하는 시간에 선택하여 근무할 수 있기 때문‘이라 대답했고 57% 응답자는 ‘다른 직업이 있어도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연구팀은 “자영업자와 회사원 등 배달 임시직에 뛰어든 투잡 근로자가 48%에 이른다“며”이들에게는 추가적인 소득을 위한 자발적 임시직“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조사는 우리 사회의 모든 노동자가 정규직을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의 경우에도 일용직 모두에게 정규직이 되기 위한 상시직 제안을 매번 해오고 있지만 지원율이 극히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상황에 따라 비정규적인 노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정 수준의 안정성과 복지를 제공하는 노동환경에 대한 고민없이 고용형태만을 기준으로 정규직화를 외치는 노동 운동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