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둔 자영업자 24개월째 ↓… ‘나홀로 영업’ 22개월째 ↑

코로나로 고용 직격탄
24개월 평균 13만4000명 줄어
고용원 해고·무급가족 종사 영향

고용원 없는 창업도 증가폭 감소
전체 자영업자 수 9개월째 줄어

불경기에 창업보다 폐업 증가세
전문가 “타격업체 맞춤형 지원을”
텅 빈 식당… 이래서 살겠나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2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이 적은 손님으로 한산한 모습이다.
이재문 기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2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고용원을 해고했거나 ‘나홀로 창업’을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용원을 정리하는 등의 조치가 수치로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자영업자도 9개월 연속 감소했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1만5000명이 감소하며 2018년 12월 2만6000명 감소 이후 2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2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2006년 4월부터 2008년 3월까지 24개월 연속 감소한 역대 최장 기록과 ‘타이’ 기록이다.



코로나19 재확산 흐름 등을 고려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 24개월 동안 월평균 13만4000명 정도가 감소했다.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2개월간 월평균 10만1000명이 감소했고,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월평균 16만9000명이 감소하며 감소폭이 깊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이 감소한 뒤 4월에 17만6000명이 줄었고, 5월에는 무려 20만명이 감소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2월 28만1000명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5월 이후에도 꾸준히 15만∼17만명대 감소폭을 기록하다 지난달에는 11만5000명 감소로 감소폭이 줄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2019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22개월 연속 증가하는 흐름이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감소한 이유처럼 혼자 창업을 하거나 고용원을 해고한 자영업자가 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지난 3월 12만4000명이 증가했던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5월 11만8000명까지 증가했다가 증가폭이 점차 감소하는 흐름이다.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폭은 5만5000명에 그쳤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줄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폭도 점차 감소하는 것은 아예 창업을 하지 않거나, 창업보다 폐업이 늘어나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줄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늘면 통상 증가 흐름을 보이는 무급가족종사자도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제 전체 자영업자는 지난 3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7만명 감소했던 자영업자 수는 5월에 8만2000명이 줄고, 6월에는 15만5000명이 줄었다. 7월과 8월 각각 12만8000명, 10만6000명으로 감소폭이 줄다 지난달에는 5만9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폐업 상점에 팔리지 못한 상품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이고, 아예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어났다는 계산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임시직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임시직 다음으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에게 영향이 나타났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닥치면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우선 사람을 줄이는 경향이 통계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창업을 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용원을 두지 않거나 무인주문시스템 등이 늘면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 흐름이 지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 17일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이미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 흐름은 이어지고 있었고, 코로나19는 추가적인 충격이 왔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해석”이라며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중소·중견기업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 등 노동비용 충격 문제가 계속해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이어 “정부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착한 임대인’ 정책 등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임대료만 지원하는 형태보다는 피해를 본 계층에 맞는, 집합금지업종 등에 대해 맞춤형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