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한다”는 안철수, ‘反文 빅텐트’ 구축 가능할까

2021년 보궐선거 최대 변수 부상
“대권 포기… 야권 단일후보로 승리
文정권 폭주 막는 견인차 되겠다”
김종인 “安 대표, 후보 중의 한 명”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얼굴) 대표가 20일 내년 4월 실시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동안 2022년 3월 대선과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이에서 저울질을 해오던 안 대표의 이 같은 결정으로 보선과 대선 판도가 급변하게 됐다. 특히 안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 기치를 내걸면서 야권에서 ‘반문(반문재인) 연대’의 빅텐트가 구축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했다. 야권의 중심 세력인 국민의힘과 안 대표는 향후 반문 여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구도 역시 안 대표 출마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아 출렁거리게 됐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각오와 서울의 진정한 발전과 혁신을 다짐하며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선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양보한 일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안 대표의 양보를 얻어낸 박 전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안 대표는 “그동안 당 안팎에서 많은 분이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했지만, 저는 다음 대선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와 미래에 대한 구상을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중도실용 정치로 합리적 변화와 개혁을 실현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제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어 “정권교체는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라며 “내년 4월 보선 승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7부 능선을 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앞장서서 그 7부 능선까지 다리를 놓겠다”며 “반드시 이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며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단일화 방식을 두고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공정 경쟁만 된다면 어떤 방식도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대표는 회견에서 “지금은 대선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대선 불출마를 시사한 데 이어 질의·응답에서도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결심한 배경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는 말로 이를 재확인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서는 올해 마지막 정기 및 임시국회에서 여당이 보인 ‘입법독주’ 행태를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 임명안 의결을 위해 소집된 온라인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안 대표도) 후보 중의 한 명이다. 우리는 우리의 것을 잘하면 된다”며 “최대한 안 대표에 반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