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서 조국(사진) 전 법무부 장관도 본인 재판이 험난해지게 됐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조 전 장관 역시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로 기소돼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같거나 비슷한 혐의를 받는 아내에게 유죄가 선고된 만큼 그동안 억울함과 무죄를 주장했던 조 전 장관으로선 법적 싸움에서 승리를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딸의 장학금 명목으로 200만원씩 3회에 걸쳐 6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들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 예정증명서를 허위 발급받아 한영외고에 제출하는 등 자녀들 입시 비리에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최근 공판준비기일이 마무리됐고, 내년 1월15일 첫 공판이 열린다.
정 교수 사건 1심 재판부가 딸 조모씨의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 부분은 그에겐 비보나 다름없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딸 조씨의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 허위 발급을 주도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정 교수가 해당 증명서 위조를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은 공익인권법센터 직인을 보관하는 김모씨의 도움을 받아 조씨의 인턴확인서를 한인섭 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 허락 없이 작성해 인턴확인서를 위조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에게 딸 조씨의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준 것뿐이고, 인턴증명서를 위조한 당사자는 조 전 장관이라는 의미다.
재판부는 딸의 아쿠아팰리스호텔 인턴 활동을 허위로 꾸며내 인턴증명서를 만든 것도 조 전 장관으로 봤다. 재판부는 “증거에 의하면 아쿠아팰리스호텔에 2009년 10월1일자 및 2009년 8월1일자 인턴확인서와 수료증은 모두 조 전 장관이 내용을 임의로 작성한 뒤 아쿠아 대표이사 명의의 인장을 날인받은 것”이라며 “딸 조씨는 아쿠아팰리스호텔에서 인턴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조 전 장관이 딸 조씨의 입시비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재판부가 판단하면서 조 전 장관의 향후 재판은 가시밭길이 불가피하다.
법무법인 씨케이 최진녕 변호사는 “다른 재판부의 판결이 그 자체로 구속력이 있다고 볼 순 없지만 법원이 장기간 심리를 해서 판단했던 판결내용은 다른 공범사건의 유력한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일한 사안에 대해 이 재판 다르고 저 재판 다른 경우에는 사법부의 신뢰 문제가 있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운 증거가 있지 않는 한 달리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 경력확인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에게 이날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