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피어, 지인에게 이적 귀띔했다 중징계… 불법베팅 혐의

10주 출전정지와 약 1억원 벌금… AT마드리드 비상

스페인 라 리가의 AT 마드리드는 올 시즌 초반 스페인을 넘어 유럽 최고의 공수 밸런스를 갖춘 팀으로 올라섰다. 이미 유럽 정상권이었던 수비력은 13경기에서 5실점으로 더 탄탄해졌고, 약점이었던 공격력은 26득점으로 대폭 개선됐다. 골득실이 무려 +21에 달한다. 

 

이런 공수 밸런스에 결정적 역할을 한 선수가 잉글랜드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키어런 트리피어(30)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AT마드리드로 이적한 그는 한 시즌의 적응기간을 거쳐 이번 시즌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AT마드리드가 적극 활용중인 스리백 전술에서는 오른쪽 측면 윙백으로 나서 플레이메이킹 능력까지 보여주는 중이다.

 

이런 트리피어가 불법베팅 혐의로 중징계를 받았다. 영국축구협회(FA)가 24일 트리피어에게 10주 출전정지와 함께 7만 파운드(약 1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것. 그는 AT 마드리드 이적 무렵이었던 지난 7월 자신의 이적 정보를 지인에게 제공해 지인이 베팅에서 돈을 따도록 도왔다는 혐의로 지난 5월 기소됐다. FA규정은 축구선수가 축구와 관련된 베팅을 할 수 없으며 베팅을 하려는 어떤 이에게도 기밀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시 트리피어는 “나는 어떠한 축구 관련 베팅을 하지 않았고, 재정적 이익을 보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혐의의 상당부분이 인정돼 징계가 결정됐다.

 

이번 징계에 따라 트리피어는 향후 10주간 AT 마드리드의 경기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경기 등을 포함해 축구와 관련된 어떤 활동도 할 수 없게 됐다.

 

AT마드리드로서도 비상이 걸렸다. 올 시즌 트리피어는 AT마드리드 공수의 핵심 중 한명으로 대부분 경기를 출장했다. 다행히 부상으로 빠져있었던 백업 측면 수비수 시메 브르살리코가 최근 복귀했지만, 트리피어의 공백을 쉽게 메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10주간 일정 중 첼시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차전이 포함돼있어 더욱 뼈아프다. 올 시즌 리그 우승과 UCL 우승을 노리고 있는 AT 마드리드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 셈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