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 소외계층에 대한 온정의 손길이 많아진다. 정부는 저소득층 지원뿐 아니라 장애인들의 주택을 개조해 좀더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도 한다. 소외계층이나 장애인 복지가 얼마나 잘돼 있는가는 사회 발전의 하나의 지표가 된다. 한편으로 외부적 복지 혜택을 넘어 장애인 개인이 느끼는 우울감이나 심리를 얼마나 이해하며 함께 소통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늘 남아 있다.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여성과의 사랑을 주제로 한 ‘조제’(감독 김종관)는 동정심으로 시작한 관계가 사랑으로까지 연결되는 과정과 이별을 애틋한 감성으로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일본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의 한국 리메이크작이다. 가난한 장애인이지만 독특하고 밝은 캐릭터인 조제가 남자친구와 결국 헤어지게 되는 아픔이 가슴깊이 다가왔던 일본영화를 기억한다면 리메이크 버전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조제’는 원작의 캐릭터나 스토리 등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한국 저소득층의 생활환경과 지방대 취업준비생의 상황 등을 강조하는 사회적 이슈를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