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서울대병원 유튜브를 통해 방송한 ‘코로나19 RNA 백신 맞아도 되나요?’ 강의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코로나19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것인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대표적인 RNA 백신인데, 두 개 모두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몸에 직접 주입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S단백질을 통해 호흡기 세포와 결합하고 세포 내로 들어가는데, 두 백신 모두 이 S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가 RNA 형태로 들어있다. 백신 주사를 맞으면 이 유전정보가 체내 세포에 유입되고 여러 과정을 거쳐 S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생성된 S단백질과 우리 몸의 면역세포들이 서로 반응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형성된다.”
―그렇다면 RNA 백신이 유전정보를 바꿀 수도 있나.
“사람의 유전정보는 세포의 핵 안에 DNA 형태로 존재한다. RNA 백신에 의해 주입된 RNA는 세포 핵 밖의 세포질에서 작용해 사람 DNA가 들어있는 핵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며, S단백질을 생성한 후 우리 세포가 백신의 RNA를 제거시키기 때문에 백신의 RNA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는 없다.”
―RNA 백신 운송과 보관에 문제는 없나.
“RNA는 분해되기 쉬운 물질이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의 경우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저장 및 운송 수단이 갖춰져야 한다.”
―백신은 몇 번 맞아야 하나. 독감처럼 매년 맞나.
“화이자와 모더나의 RNA 백신을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은 3∼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형성된 면역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아직 잘 알지 못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유지기간은 대략 1∼2년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유지기간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시 코로나19에 안 걸리나.
“화이자와 모더나 RNA 백신 연구에서 예방접종의 효율은 95% 정도로 보고하고 있다. 즉 감염될 확률이 20분의 1로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
―백신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나.
“접종 후 열감, 오한,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의 전신 반응 및 주사 부위 통증, 부종 등의 국소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혈압 저하, 호흡 부전을 동반한 아나필락시스 반응도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장기 합병증 발생에 대해서는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은 코로나19보다 백신 부작용이 더 위험하지 않나.
“50세 미만 성인은 코로나19에서 잘 회복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당뇨, 비만, 만성 심폐질환, 면역저하 질환이 동반된 경우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고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백신 접종 시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아도 되나.
“백신을 접종한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나타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으므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정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