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을 원래 좋아합니다. 물 주려고 ‘예쁜이’(반려식물 이름) 볼 때마다 ‘잘 커다오’ 하고 자꾸 얘기하는데 하나도 외롭지 않고 좋아요.”
서울시로부터 백량금을 보급받아 키우고 있는 김정심(84)씨는 반려식물 덕분에 요즘 일상이 한층 더 즐거워졌다고 했다. 직접 이름도 붙여 불러주고 거실에 나가 자꾸 보게 되니 외로움도 한결 덜해졌다.
김씨는 “교육받은 대로 열심히 물을 주고 환기를 해 가며 잘 키우고 있다”며 “백량금 열매가 아직 빨갛지는 않고 순이 2층으로 올라오고 있는데 전혀 어렵지도 않고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화분과 대화하는 것도 좋지만 원예치료사와의 통화도 언제나 반갑다. 김씨는 “선생님이 전화 주시면 좋은 말씀도 듣고 그러니 참 좋다”며 “잘 일러주시는 덕분에 환기도 더 신경 써서 하게 되고 햇볕 들어올 때 문도 좀 열어놓고 하게 된다”고 말했다.
역시 백량금을 키우고 있는 임학수(76)씨는 “화초가 어떻게 자랄까,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잘 크고 있어서 좋다”며 “푸른 열매가 언제 빨개지나 하고 들여다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고 밝혔다. 식물도 살아있는 생명이다 보니 물 줄 때, 햇볕 쪼일 때를 체크하고 챙겨주는 일에서 의미를 느낀다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과의 연결감을 느끼기 더욱 어려운 요즘 반려식물의 존재는 우울감 해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임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답답한데 담당 선생님이 전화 와서 화초 잘 크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얘기도 하게 되니 좋다”고 고마워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우울감과 외로움 해소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반려식물을 65세 이상 저소득 홀몸 어르신 4000명에게 보급했다. 원예치료사가 심리상담을 진행하는 ‘초록동행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관음죽, 백량금, 해피트리 등 환경 적응력이 우수하고 포름알데히드나 암모니아 등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물을 선정,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와 연계해 보급했다.
‘서울시 반려식물 보급사업’은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2017년 처음 시작해 지난 3년 동안 1만여명의 어르신들에게 반려식물을 보급했다.
김의승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어르신들의 사회적 고독감이나 우울감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어르신들에게는 반려식물을 돌보는 활동으로 활력과 건강을 찾는 기회가 되고, 관내 화훼농가에는 화훼 소비 촉진의 기회가 되도록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