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옆 바로크 건물들… 북유럽의 베네치아 [박윤정의 쁘리벳! 러시아]

①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의 북부 수도
모스크바에 버금가는 큰 도시
18세기 초 건축 문화·경관 간직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
사원 꼭대기 둥근 지붕
하늘 빛과 아름답게 조화
페트로 파블롭스크 요새와 피터폴 성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끊긴 채, 이렇게 2020년이 지나간다. 해외여행이 허락되지 않는 1년을 보내며 지난 여행지인 러시아를 떠올려 본다. 러시아라 불리는 러시아연방은 동유럽과 북아시아에 걸쳐 있는 연방제 국가로, 세계에서 제일 큰 국가이다. 세계 최대의 국토는 유라시아 대륙 북부와 발트해 연안으로부터 태평양까지 동서로 뻗어 있다. 상상하기 어려운 면적은 유럽, 오세아니아, 남극 대륙 전부를 합한 것보다 넓고 남아메리카 대륙보다 조금 작다고 한다. 우리나라 면적의 170배인 셈이다. 인구는 세계 9위이다. 국토 북쪽은 북극권에 속하여 인구가 희박하지만 남쪽으로 가까워질수록 많아진다고 한다. 물론 유럽에서는 가장 높다. 1468만명이 1701만㎢ 면적에 11개의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터키가 유럽인지 아시아인지 질문하듯 러시아 역시 유럽과 아시아로 나뉜다. 경계는 우랄산맥이다. 또 다른 산맥으로는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의 남쪽 국경에 유럽 최고봉의 엘브루스산을 포함한 캅카스산맥이 있다. 이렇듯 드넓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은 대부분 광대한 평원으로 남부 스텝과 북부 툰드라 지대가 펼쳐져 있다. 다양한 기후와 지형은 물론이고 국토 서부로는 8개 국가와 남쪽으로는 6개 국가가 접하고 있으니 총 14개 국가와 국경선을 마주하고 있다. 그들과 접한 나라는 북한과 중국, 몽골처럼 다양한 인종들이다. 이렇듯 14개국의 다양한 인종들과 국경선을 접한 러시아도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대부분 동슬라브인이다.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러시아정교회를 믿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중앙정부의 각 연방 구성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8개의 러시아 연방관구를 설치했다. 그중 현재 중앙 연방관구의 모스크바와 북서 연방관구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할 예정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주요 도시 중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러시아를 운항하는 비행편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는 직항편이 있다. 유라시아 경제공동체를 주도하는 국가로 동양과 서양 사이의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나라, 러시아의 매력을 찾고자 공항으로 향한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9시간35분을 날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다. 오후 5시55분 이륙한 비행기는 현지 늦은 시간인 오후 9시30분에 도착한다. 시차가 6시간으로 날짜를 넘기지 않았다. 공항은 여느 국제공항처럼 북적이며 다양한 사람들이 바쁜 걸음이다. 검색대에서는 그 어느 국가보다 체격이 큰 사람들이 반긴다. 조금은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위압적이라기보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 수줍은 인사처럼 건네진다.

표트르 대제의 여름 궁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핀란드만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 문화유산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8세기 초에 마련된 거대한 문화와 자연경관을 따라 여정을 즐길 예정이다. 유네스코에서 언급한 수직과 수직, 제방과 사각형의 앙상블이 결합된 러시아 북부 수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과연 어떠할까. 도시 제국 정신이 무엇일지 궁금해하며 호기심을 안고 북적이는 공항을 나와 호텔로 향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 사진. 모스크바에 이어 버금가는 큰 도시로 인구 510만명에 이른다.

러시아 북서쪽에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조심스레 낯선 관광객을 맞이한다. 늦은 시간이지만 어둡지 않다. 네바강 하구 델타지대에 형성된 자연 섬과 운하로 인해 생긴 수많은 섬 위에 세워진 도시는 ‘북유럽의 베네치아’라고도 불린다. 발트해의 핀란드만에 접해 있어 북유럽 여행을 위한 한국 관광객들이 이곳을 거쳐 버스로 국경을 넘어가기도 한다. 모스크바에 이어 버금가는 큰 도시로 인구 510만명에 이른다. 정치, 경제, 문화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 여행의 첫날을 시작한다.

네바강 하구 델타지대에 형성된 자연 섬과 운하로 인해 생긴 수많은 섬 위에 세워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북유럽의 베네치아’라고도 불린다.

설레는 마음을 반기듯 도심 불빛이 반짝인다. 호텔로 가까워져 올수록 시내 밤거리는 화려한 조명을 비춘다. 호텔 로비는 체크인을 위한 사람들과 오고 나가는 투숙객들로 붐빈다. 로비 옆, 호텔 대로변과 마주한 바에서는 음악소리와 함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온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