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응해 소상공인 임차료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9조3000억원 규모의 피해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애초 예고했던 ‘3조원+α’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로, 연말에 몰아친 코로나19 3차 확산의 피해가 그만큼 깊다는 의미다. 다만 피해에 비해 지원금 규모가 작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인 만큼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직접적 피해가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100만원을 공통 지원하고 임차료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해 영업제한 정도에 따라 추가로 100만원, 200만원을 차등해 직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집합금지 업종에는 연 1.9% 저금리 자금 1조원을 투입하고, 제한 업종에는 2~4%대 금리로 3조원을 금융 지원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을 간접 지원하는 방식의 하나로 종합소득금액 1억원 이하인 ‘착한 임대인’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50%에서 70%로 높인다.
고용취약계층 소득안정자금으로 5000억원을 지원한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 70만명에게는 4000억원 규모의 소득안정자금을 지급하고, 방문·돌봄서비스 종사자 생계지원금으로 500억원(9만명 대상), 법인택시 기사 소득안정자금으로 400억원(8만명)이 투입된다.
코로나19 방역 강화에는 8000억원을 투입한다. 음압설비 긴급 확충, 집단감염 취약시설 등에 맞춤형 치료시설 구축, 의료기관 손실보상 등에 쓰인다.
맞춤형 지원 패키지에 2조9000억원을 투입해 소상공인 재기·판로·매출회복 등을 지원하고, 근로자와 실직자 긴급 고용안정 지원, 실직자 재취업 및 청장년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한다.
정부의 피해지원이 일회성, 현금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명확한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 200만∼300만원의 지원금은 사실상 위로금에 가깝지 파산하는 자영업자를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금 지원보다는 신용 공급으로 파산을 막는 방안을 고려해야 하고, 어려운 소상공인 다수에게 자금을 지원하기보다 코로나 이후에 정상적인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사업정리자금이나 재기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은행권은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적용 금리를 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은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집합제한업종 임차 소상공인 특별지원 프로그램 포함)의 최고 금리를 기존 연 4.99%에서 3.99%로 인하한다. 현재 이 프로그램의 금리 범위는 연 2.44∼4.99%로, 조정 후에는 연 2.44~3.99%가 된다.
세종=박영준 기자, 이도형·엄형준 기자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