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의 바다거북 서식지인 라무섬이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냐 동부에 자리 잡은 라무섬은 인도양과 바로 인접해있다. 때문에 수천마일을 이동한 쓰레기들이 바닷물에 떠밀려 이곳까지 온다고 한다. 최근엔 코로나19 이후 마스크와 비닐장갑이 라무섬의 새로운 쓰레기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문제는 마스크와 비닐장갑 등 코로나19로 인한 쓰레기가 거북이의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무섬은 케냐의 바다거북 서식지이다. 이미 지난 30년간 환경오염으로 인해 케냐의 바다거북 개체 수는 80%나 감소한 상황이다. 마스크나 비닐장갑은 소화가 안 되기 때문에 거북이가 잘못 삼키면 위장을 막는다. 위장이 막히면 음식물 섭취가 어렵고 장 내 가스를 만들어내지 못해 결국 굶어 죽게 된다고 한다.
라무의 환경운동 단체 활동가인 아트와 살림은 “라무섬 인구의 90%가 관광과 어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해양 오염으로 인해 주민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라무섬 인근 바닷가인 와타무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해안보호’ 단체의 저스틴 베스윅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닷가로 엄청난 분량의 버려진 마스크 쓰레기들이 밀려들어 오고 있다”며 “이 지역은 적절한 폐기물 처리 시스템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매립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이젠 매립지 공간도 남아있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