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운항 축소에도…작년 항공 사망사고율은 더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항공 운항편수가 크게 줄었는데도 사망 사고 발생 비율과 사망자 수는 오히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덜란드 항공 컨설팅회사 To70은 지난해 대형 상업용 항공기 사고가 모두 40차례 일어났으며, 이 중 5건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항공 사고로 숨진 사람은 모두 299명이었다.

 

이는 2019년 일어난 전체 사고 86건, 사망 사고 8건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숫자다. 하지만 사망자 수는 2019년 257명보다 늘었다. 지난해 1월 이란군이 미국이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해 격추한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탑승자 176명이 전원 사망하고, 5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파키스탄국제항공 소속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98명이 숨지는 등 2건의 대형 참사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항공 사망 사고 발생 비율도 다소 늘었다. 지난해 대형 상용 항공기 사망 사고는 100만편당 0.27건 발생해 2019년 100만편당 0.18건보다 증가했다.

 

이 통계에는 소형 통근 비행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대형 여객기 관련 사항이 포함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난해는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하늘길 봉쇄에 나서면서 항공 운항편수가 급감한 해였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상용 항공기 운항편수는 42% 줄어든 2440만편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항공 사망률은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세계 민간 항공사의 사고 통계를 집계하는 항공안전네트워크(ASN)에 따르면 2005년만 해도 여객기 사망자가 1015명 발생했다. 지난 5년 동안에는 상용 여객기·화물기 사망 사고가 연평균 14건 발생해 345명이 희생됐다. 특히 미국 항공사가 운영하는 여객기는 2009년 2월 이후 단 한 건의 추락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To70은 지난해 발생한 항공 사망 사고 비율이 “지난 10년간 평균과 비슷하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기 운항편수 급감에 따른 승무원들의 숙련도 저하가 훗날 항공산업이 정상화했을 때 중대한 문제가 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