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엊그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어제 최고위원회 간담회를 열어 사면론을 논의한 뒤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며 당원들 의사에 따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대표는 “일단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 보겠다”고 했다. 오는 14일 대법원의 재상고심 선고 이후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의 입장과 여론 추이를 살펴보고 사면 건의 여부를 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기류는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긍정적이지만 핵심 지지층에선 “촛불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한다. 일각에선 “이낙연은 당대표를 사퇴하고 정계 은퇴를 하라”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에서조차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선거에 이용하려는 정치쇼’라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론이 나왔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이번에도 오는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성향 표심을 분산하려는 차원에서 사면론을 꺼내들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된다. 이 대표의 의도가 어디에 있건 간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국격 등을 고려했을 때 시기상으로도 지금이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