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이 ‘나홀로 전략’에 불과했다면서 동맹과의 협력을 통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설리번 내정자는 3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 무역 전략의 근본적 결점은 나홀로 전략이었다는 데 있다”면서 “전 세계 경제의 60%를 구성하는 동맹, 파트너 없이 미국 혼자 중국에 대응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솔직히 나홀로보다 더 나쁜 것은 우리 편에 서길 원하는 바로 그 동맹, 파트너들과 싸움을 택함으로써 2~3곳의 무역전쟁을 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한국·일본 등 아시아의 전통적 동맹과도 무역 마찰을 일으킨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리번 내정자는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중국에 대한 협상 지렛대를 얻기 위해 유럽, 아시아, 다른 곳의 파트너, 동맹과 협의할 시간을 갖길 희망한다”면서 중국의 덤핑, 국영기업에 대한 불법 보조, 강제노동, 환경 관행 등을 개선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이어 동맹·파트너와의 공동전략과 관련해,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 가장 문제가 많은 무역 관행을 변경할, 분명하고 영향력에 기초한 접근법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리번 내정자는 ‘유럽, 아시아 국가가 최근 중국과 무역·투자 협정을 맺는 흐름을 바이든 행정부가 바꾸긴 어려울 것 같다’는 지적에 “이는 조 바이든 접근법의 거부가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접근법에 대한 거부”라며 “4년간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에서 동맹을 소외시키고 협력하길 거부한 대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후 같은 생각을 하는 국가들과 상호 존중 하에 협의할 것”이라며 “공동 어젠다는 단순히 중국의 무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술, 인권, 군사적 공격성까지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과정은 중국 대응에 있어 미국에 더 강력한 입지를 제공하고 지난 4년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서 완전히 탈피하는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설리번 내정자는 동맹에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영향력을 키우면 핵확산, 국제 경제 문제 등 핵심 의제에서 미국이 지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 협상 테이블에서 멀어져 중국이 세계에서 자신의 어젠다를 발전시킬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유럽 동맹, 캐나다에 부과한 관세를 없앨 것이냐’는 질문에 “최우선 목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한 여러 전선의 무역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동맹들과) 자리를 함께하는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며칠, 몇 주 이내에 당장 이 일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