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측 “남인순, 술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공개 비판

국민의힘 여성의원들 “남인순, 박원순 비호… 사퇴해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의혹을 부인하고 나선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에 대해 피해자 A씨 측이 공개 비판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법무법인 온세상)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 의원의 해명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음주 후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담배는 피웠지만 담배 연기는 1도 마시지 않았다는 이런 뜻이냐”고 적었다. 이어 “피소사실을 몰랐다고? 피소예정과 피소는 다르다... 뭐 이런 건가”라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의 음주운전 및 담배 비유는 남 의원이 자신은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을 알지 못했고, ‘불미스러운 말이 돈다’는 취지로만 전했다고 해명한 부분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 의원은 전날 “지난해 12월30일 서울북부지검 발표 이후 제가 ‘피소사실을 유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저는 ‘피소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며 “작년 7월24일 최고위원회 공개회의를 통해 이 점을 밝힌 바 있고, 이와 관련해서 달라진 사실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남 의원은 이어 “저는 지난해 7월8일 오전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로 무슨 일 있느냐라고 물어본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건의 실체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기에 이렇게 질문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남 의원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태다.

 

앞서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을 수사한 서울북부지검 등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지난해 7월7일 오후 2시37분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에게 박 전 시장을 고소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김 변호사는 이때 ‘미투 사건’이라는 얘기만 하고 구체적인 사건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장은 같은 날 오후 유사 사안에서 함께 대응했던 다른 시민단체 대표 B씨 등과 수회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B씨는 다음날 오전 10시18분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와 통화했는데, 김 대표는 남 의원과 오전 10시31분쯤 통화했다. 남 의원은 통화 직후인 오전 10시33분쯤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해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관련 의혹을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달했다는 지목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남 의원을 향해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계 대모를 자처하던 남 의원이 권력형 성범죄 사건의 가해자를 비호하기 위해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서울시 젠더 특보와 함께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이라며 “박 전 시장이 범한 성범죄의 공범”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김 변호사는 이번 SNS 글에서 “고소장 (작성이) 완료된 상태에서 지난해 7월7일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전화해 (그 다음 날인) 8일 면담키로 약속을 잡은 직후 상담소 소장님께 고소예정임을 알리며 지원요청을 했다”고도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