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란 또다시 반복될까?

택배·퀵서비스 기사,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형태종사자(특고)와 프리랜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3차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지난 6일 서울 중구 충무로 인근 한 골목에서 한 택배 기사가 고용안정지원금 온라인 신청 사이트를 찾아보고 있다. 뉴스1

여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응한 전국민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전문가들은 ‘선별’ 지급에 무게를 두고 있어 지난해 1차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일었던 논란이 또다시 반복될 조짐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상반기 지급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우리 정부를 믿고 따라주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보답 차원에서 위로금이고, 지원이 아닌 위로에 방점을 찍어야 된다”며 “2월 설 직후에 지급될 수 있도록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지급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된다”고 말했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 4인 가족에 100만 원이라는 경험과 데이터들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협의자들이 효율적인 타협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한 언론사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경기 진작 필요가 생기면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초점이 맞춰진 ‘3차 재난지원금’이 아직 지급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4차 재난지원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본적으로 지원 효과와 재정 등을 고려하면 선별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2월29일 3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과 관련해 “정부도 다다익선으로 아주 넓은 범위를 얇게 지원할지 피해를 극심히 겪는 계층을 집중해 선별 지원할지 고민했다”면서 “피해 계층을 두텁게 지원하는 효과와 재원 제약성을 감안할 때 전국민 지원보다 더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는 1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달 23일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과 지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 증대 효과가 전체 투입 예산의 30% 안팎에 그쳤고, 나머지 70%는 채무 상환이나 저축에 쓰였다고 밝힌 바 있다. KDI는 “향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긴급 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해야 할 상황에 대비해 경제주체별 피해 규모에 대한 자료를 사전에 수집·분석함으로써 피해계층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식별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선별 지원 필요성을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대한 공감 여부를 조사한 결과, ‘공감한다’는 응답이 68.1%로 나타났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0.0%였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