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에서 ‘슈퍼사이클’(대호황)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 증가 등으로 PC 수요가 늘어 핵심 부품인 메모리 가격이 반등했고, 삼성전자 등은 이미지센서(CIS)나 5G(5세대이동통신) 통신칩 등 비메모리 분야 투자를 강화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는 중이다.
3일 반도체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메모리(D램) 반도체 시장은 향후 2∼3년간 호황이 예상된다. 앞서 지난 연말부터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력제품인 서버용 D램과 PC용 D램의 고정거래 가격이 하락세를 멈췄다.
국내 제조사는 그동안 점유율이 낮았던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투자도 아까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니를 제치고 2019년 업계 최초로 1억800만화소의 CIS ‘아이소셀 브라 HMX’ 출시했다. 향후 CIS 휴대폰 카메라는 물론 보안기기, 자율주행차, 증강현실(AR)과 게임기 등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생산라인 확대도 검토 중이다. 올해 선보인 모바일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신제품인 ‘엑시노스 2100’은 공정 경쟁력과 제품 성능, 가격 측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공정 일부를 CIS로 전환하는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에 나섰다.
전세계적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이 성장하는 것도 호재로 분석된다. 트렌스포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6% 증가한 896억8800만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 기업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이 6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1위 자리를 지켰고, 한국은 17로 2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한국이 1포인트 늘어 18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만의 TSMC와 함께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이용해 7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