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역사상 하원서 두 번 탄핵된 첫 대통령 불명예

공화 의원 10명도 탄핵에 찬성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하원에서 두번 탄핵된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됐다. 미국 하원은 13일(현지시간) 5명의 사망자를 낸 시위대의 의회 난입사태 책임을 물어 내란 음모 혐의를 적용,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 최종 탄핵 여부는 상원의 심리와 표결을 통해 결정된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2명, 반대 197명의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 10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반복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고,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를 선통했다면서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하원에서 처리된 것은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두 번째다.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혐의가 적용된 우크라이나 스캔들 당시 탄핵안은 하원에서 통과됐으나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부결됐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의 탄핵 표결 직전에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폭력시위를 멈추라고 밝혔다. 그는 성명에서 “어떤 폭력도 안 된다”며 “긴장을 낮추고 차분해 달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3일(현지시간) 하원 본회의장 내 의장석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취임식을 앞두고) 더 많은 시위가 있을 것이란 보고에 비춰 볼 때 어떤 폭력도, 어떤 위법 행위도, 어떤 종류의 공공기물 파손도 없어야 한다고 촉구한다”며 “그것은 나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 계정을 영구 정지한 이후 대안으로 떠오른 소셜미디어 앱 ‘팔러’(Parler) 등에는 17일 워싱턴과 50개 주 의사당에서 무장 시위를 독려하는 글과 포스터가 나돌았다. 포스터에는 “17일 낮 12시 워싱턴 기념탑에서 백악관 그리고, 50개 주 의사당까지 행진하라”며 “각자 재량껏 무장하고 모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 사이트인 ‘더도널드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두 번째 취임 선서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도 게시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취임식을 앞두고 무장 시위를 독려하는 글들이 다시 떠돌고 있다면서 17~20일 의회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