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주도’ 펠로시는 누구?…“美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여성 정치인”

첫 탄핵 추진 때 입었던 옷 또 입어
난입 사태 때 탈취당한 연설대 사용
하원 내 공권력 바로 세우기도 나서
탐지기 검사 거부 시 벌금 부과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3일(현지시간) 하원 본회의장 내 의장석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소추안을 가결하면서 2차례 탄핵안을 모두 주도한 낸시 펠로시(81) 하원의장에게 세계 이목이 쏠린다. 펠로시 의장은 미 연방 의회는 물론 미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펠로시 의장은 탄핵안이 통과된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반란을 선동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나가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펠로시 의장은 의상으로도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2019년 12월18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첫 탄핵안 가결 당시 입었던 검은 원피스를 또 입고 나왔다. 그가 오른 연설대는 지난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때 탈취당했던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적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친 낸시”라며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았고, 펠로시 의장도 노련미를 발휘해 맞섰다. 지난해 2월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국정연설을 마치자 그의 연설문을 반으로 찢어 버린 일화는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 요청을 거부한 데 대한 일종의 응징이었다.

 

펠로시 의장은 하원 내 공권력 바로 세우기에도 나섰다. 그는 전날 밤 하원 입구에서 총기 소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거부한 의원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1차 위반 시 5000달러, 2차 위반 시 1만달러를 봉급에서 공제하는 내용의 규칙 개정안을 오는 21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공화당 소속 로렌 보버트 콜로라도주 하원의원은 금속 탐지기에서 알람이 울렸는데도 가방 검사를 거부했다. 보버트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법적으로 워싱턴DC와 의사당 안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다”며 “하원 밖의 금속 탐지기들은 지난주 폭력 사태를 막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펠로시 의장의 또 다른 정치적 묘기에 불과하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다른 공화당 의원들은 의사당 경찰들을 향해 큰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