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나온 가장 독소적이면서도 코믹한 변종 바이러스는 이낙연 대표가 ‘고안’해낸 ‘코로나 이익공유제도’다. 독소적이라는 말은 번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고 코믹하다는 뜻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웃기면서 섬뜩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먼저 독소적인 점을 따져보자. 벌써 여야 할 것 없이 논쟁에 불이 붙었다. 그러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증세로 가자는 말이 나왔다. 한 중진 여당 의원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율에 맡기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차라리 부유세가 더 낫다고 했다. 강제로 뜯어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거두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런 의견은 야권에서도 나왔다. 어느 전직 의원은 현실성도 없고 분란만 일으키다 흐지부지될 것이 분명한 꼼수이자 망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코로나19 유행기간 초과이익을 얻은 기업들이나 고소득자들에 대해 일시적인 ‘증세’를 해서 재원을 충당하는 것이 정직한 접근방법이라고 했다. 야당의 한 연구원장도 코로나19로 이익을 본 계층과 손해를 본 계층을 나눈다는 게 쉽지 않으므로 결국은 증세 논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경제라는 거의 전신이 점점 마비되고 죽어 가는데 아직은 피가 흐르는 극히 일부 몸 부위에서마저 증세로 피를 뽑아가자는 얘기다.
이 조치가 코믹하다는 말은 되지도 않을 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제하기보다 민간의 자율적 선택으로 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여당 대표의 말은 한편으로는 공자 말씀 같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나가던 소가 웃고도 남을 일이다. 어느 기업이 그것도 한국에서 대표적으로 잘나가는 기업 중에서 누가 여당 대표이자 다음 대선 선두 주자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100대 과제를 들먹이면서 하는 말을 자율이라고 믿겠는가. 말이 나온 경황 자체가 초유의 경제 위기인데 그것을 타개하기 위해 여당 대표가 꺼낸 말을 누가 그렇게 믿겠는가. 정말 기업이 진정으로 자율을 믿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루이 16세나 앙투아네트의 천진무구함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고, 만약 기업들이 자율을 믿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율이라고 말했다면 그것은 조고의 지록위마와 같은 국민기망이나 다름없다.
신세돈 숙대 명예교수·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