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자신을 변호할 법률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최근 상원 탄핵심판의 변호인을 찾기 위해 여러 법률가를 접촉했지만 법률팀에 합류하겠다고 나선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제이 세큘로우와 백악관 팻 시펄론 법률고문 등 첫 번째 탄핵심판 때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했던 이들은 이번에 참여를 거절했다.
대선 캠페인 당시 ‘우편투표는 사기’라며 소송전 전면에 나선 팸 본디 전 플로리다 법무장관은 물론, 에릭 허쉬만, 팻 필빈, 마크 커소위츠 등 가끔 트럼프 대통령을 도왔던 다른 변호사들도 이번에는 법률팀 합류에 관심이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유명 로펌들도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과 관련된 어떠한 소송에 나서는 것도 거부해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2019년 말 하원에서 첫 번째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지난해 1월 상원의 탄핵심판이 진행될 당시에는 특별검사를 역임한 케네스 스타, 로버트 레이 등 저명한 변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에게는 여전히 앨런 더쇼위츠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탄핵심판 당시 법률팀에 있었던 앨런 더쇼위츠 하버드대 로스쿨 명예교수를 두 번째 탄핵심판 변호인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더쇼위츠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형사 사건 변호사 중 한 명으로 형법·헌법 전문가다. 28세에 최연소 하버드 로스쿨 교수로 임용됐고, 아내 살해 혐의로 기소된 미식축구 스타 OJ 심슨을 변호하는 등 숱한 형사 사건을 맡아 무죄를 끌어냈다. 미성년자 성범죄로 수감 도중 자살한 제프리 엡스타인도 그의 고객이었고, 영국에서 수감 중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도 그가 변호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현재 더쇼위츠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더쇼위츠가 최근 인터뷰에서 “‘내란 선동’ 혐의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대 연설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에 따라 보호되며 헌법은 대통령 퇴임 후에는 탄핵심판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