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적금을 깨고, 신용대출을 최대한으로 받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서 증시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연금계좌를 활용해 주식투자하는 ‘연끌’(연금까지 끌어모은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정기예금 총 잔액은 630조9858억원으로 지난해 10월 말(640조7257억원)보다 9조7399억원 줄어들었다. 언제라도 뺄 수 있어 단기자금 성격의 돈이 머무는 요구불예금 잔고 수위도 최근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615조798억원에서 지난 14일 603조8223억원으로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11조7575억원이나 급감했다.
정기예적금 해지와 신용대출을 ‘영끌’이라 부른다면 연금계좌 활용은 ‘연끌’이라 할 만하다.
증시 활황에 연금계좌를 활용한 주식 직접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이들 증권사 연금저축계좌의 상장지수펀드(ETF) 잔고는 총 1조1912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 306% 증가했다. 연금저축계좌는 일정 기간 납입 후 연금 형태로 인출할 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만들어졌다. 예·적금, 보험, 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연금계좌를 통한 ETF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