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뛰어들면서 국민의힘의 내부 경선이 벌써부터 열기를 내뿜고 있다.
18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지켜봐야 하지만, 추가로 출사표를 던질 주자는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을 시작으로 이혜훈 김선동 이종구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오세훈 전 시장이 마지막 테이프를 끊은 셈이다.
뒤늦게 경선에 나선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이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다른 주자들이 일제히 견제구를 던지며 맹추격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정무 부시장을 지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며 오 전 시장의 시대 공감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첫 정책발표회에서 기자들에게 "(오 전 시장이) 왜 그렇게 출마 선언했는지 잘 모르겠다. 10년 동안 서울은 많이 변했다"고 거들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새로운 시장보다는 관리형 시장이 필요하단 말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강조하는 오 전 의원은 나경원 의원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도는 허황된 이미지"라며 이른바 '패션 우파'를 비판한 것을 놓고서는 "21대 총선의 황교안 노선으로 되돌아가 서울시장 선거까지 말아먹겠다는 것인가. 필패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10대 1'의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가운데 야권의 후보단일화 논의는 후순위로 밀리는 분위기다.
오 전 시장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사전 단일화 여부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이제 기다리는 시간은 끝났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도 이날 도심재개발 현장 방문에서 단일화 시기와 관련해 "야권의 모든 후보가 앞으로 서울시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과 정책 경쟁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오 전 시장 출마선언에 대해선 "많은 야권 후보가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데 함께하는 동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야권 빅3의 서울시장 출마가 완성됐다"며 "부디 아름다운 경쟁을 해 한 사람의 야권 단일 후보로 정권교체의 첫 걸음을 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