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 이종구 "文 정부는 부동산 정치만 했다"

“미친 집값 소방수, 세금 폭탄 해결사”
“6000만 원으로 12~15평 아파트 사는 서울 만들 것”
“안철수, 박원순 전 시장과 후보 단일화 이룬 당사자”
“경제전문가, 호남 출신 내가 서울시장 적임”
국민의힘 이종구 전 의원.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이종구 전 의원은 ‘미친 집값 소방수, 세금 폭탄 해결사’를 캐치프레이즈로 정했다. 서울시민의 주거안정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세금을 줄여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게 그의 서울시정 청사진이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서울 집값과 세금 폭탄을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전문가”라며 “이번 보선에서 정치시장이 아닌 경제시장을 뽑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서울 시의원 110명 중 국민의힘 소속이 6명, 서울지역 국회의원 49명 중 국민의힘 소속 8명, 구의회 의원 70%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며 “시장이 되면 임기 1년 동안 박원순 전 시장이 저질러놓은 일을 수습하고 안정시키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또 “서울시민들이 먹고 사는 정책을 개발하고 경제 현안에 치중하겠다”며 “정권심판론보다 정책대안을 갖고 싸우겠다. 정치시장, 이미지 시장으로 무엇을 하겠는가”라며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강조했다.  IMF 외환위기 때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맡아 168조 원 공적자금으로 은행과 기업 구조조정의 실무총괄책임자였던 그는 서울시 재난 지원 예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의원은 “지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IMF보다 더 어려운 코로나19 위기를 겪고 있다”며 “여권에서 무차별 살포를 주장하는 재난지원금이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지급돼야 한다”고 했다. 3선 의원 출신 이 전 의원은 “선거는 끝까지 해 봐야 한다”며 “당내 본경선에 진출하면 이길 수 있다. 토론하면 충분히 자신이 있다”고 승리를 장담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17회) 합격 후 재정경제부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전문가, 이중재 전 신민당 부총재의 아들로 전남 보성이 ‘뿌리’라 서울의 많은 호남 출향민들의 표심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 그의 강점이다.

 

- 서울 집값 안정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신혼부부나 서민들은 자기 집을 갖고 싶지만 지금 너무 비싸 집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정책은 한마디로 정부가 집 주인이다. 시민들은 전,월세의 연장선에 있다며 기분이 나쁜 것이다. 서울보증재단을 통해 LTV 규제를 보완해 신혼부부가 저가에 자기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시가 대비 담보대출이 현재 LTV 때문에 40%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보증재단을 통해 40%를 보완, 80%까지 보증을 해 3억 원짜리 집을 6000만 원으로 살 수 있도록 하겠다. 6000만 원만 있으면 12~15평짜리 작지만 단단하고 좋은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 또 교통 혼잡과 환경문제를 고려해 그린벨트 일부만 풀겠다.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땅값은 싸다. 강동, 금천, 구로, 도봉지역에 풀면 된다. 여기에 1년에 10만 호를 공급하면 10년에 120만 호 공급이 가능하다.”

 

- 세금 폭탄 해결책은.

 

“현재 집을 사면 취득세 내고, 집을 가지면 보유세, 종부세를 내고, 집을 팔면 양도세를, 물려주면 상속세와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선진국 가운데 이렇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 보유세가 높으면 취득세가 낮고, 양도세가 있으면 상속세는 다운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상속세가 거의 없다. 지금의 세금 폭탄을 대폭 줄여야 한다.  조세 제도는 대부분 국회의 소관인데 시장이 되면 국회를 설득하겠다. 대신 재산세는 반으로 줄일 수 있다. 12억 원 이하 1주택자인 서울시민의 재산세를 반감하겠다. 종부세 과세 기준이 9억 원 이상인데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어지간하면 10억 원이 넘는다. 종부세를 12억 원으로 올리고, 궁극적으로는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와 합쳐야 한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다.

 

“오 전 시장이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연계해 서울시장직을 중도사퇴했는데, 당시 시대 흐름을 잘못 읽은 것이다. 그때 내가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했다. 무상급식을 시장직과 연계한 것은 전형적인 사욕, 대권 욕심 때문이다. 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에 출마해 패배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거에 출마해 지역에서 이미 심판을 받았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안 대표는 박 전 시장과 후보 단일화를 이룬 당사자다. 안 대표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인문학, 사회과학적 소양이 부족하다’고 하더라.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이다. 토론하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고 한다. 지난 대선 때 봤지 않았나. 엉뚱한 얘기를 하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도 반대했다. 자신이 30석 이상 가질 때는 정당보조금을 정당에 줘야 한다고 말했다가 3석일 때는 정당보조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단일화하려면 정체성과 정책을 합쳐야 하는데 이질적인 요소가 너무 많다. 특히 2016년에는 좌파 성향의 표가 필요할 때는 새해 벽두부터 이희호 여사를 찾아가서 지지를 요청했고, 올해는 김동길 씨를 찾아가서 우파의 영향력을 탐내고 있다. 중도는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는 바른 균형인데, 안 대표는 뚜렷한 철학이 없이 좌로 갔다가 우로 갔다가 코스프레를 하는 ‘코스프레 정치인’이다.”

 

- 20대 국회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시절 탈원전 정책을 감사원에 감사 청구하지 않았나.

 

“정부의 월성1호기 폐기 자체가 잘못됐다. 내가 감사청구를 했는데 만약 하지 않았더라면 묻힐 뻔했다. 월성 1호기를 폐기한다는데 석연치 않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감사청구를) 했더니, 산업부 공무원들이 자료를 은폐하고 조작한 것들이 나왔다.”

 

- 문재인정부를 평가하면.

 

“문 정부가 제일 잘못한 것은 국민을 편 가르기 한 일이다. 나라의 지도자는 국민을 통합하고 잘 다독여야 하는데 현 정부는 정반대로 갔다. 가장 심한 것은 부동산 정책이다. 부동산 정책은 없고 부동산 정치를 한 것이다. 특정 계층에 엄청나게 종부세 부담을 준 것이 대표적이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어떻게 전망하나.

 

“(국민의힘)어렵다고 본다. 재보궐 선거 투표율이 50% 넘기가 힘들다. 국민의힘 지지층들의 투표 참여율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권에 실망해 기호 1번 후보를 찍지 않을 호남 출신 유권자와 무당파를 흡수해야 승리할 수 있는데 그것을 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겠나. 내가 적임자다. 아버지(이중재 전 의원)가 호남 출신으로 호남인들의 민원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주례도 하시고, 취직을 시켰다. 호남 출신인 내가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경제를 살릴 수 있고, 호남 출신이 장점이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