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간소하고 조용하게 진행됐다. 미국을 강타한 코로나19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탓이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앞 야외무대에서 열린 취임식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해 1000명 정도의 한정된 인원만 참석했다. 통상 미 대통령 취임식 입장표가 20만장가량 배포돼 온 점을 감안하면 대폭 축소된 규모다.
가수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열창하고 제니퍼 로페즈와 가스 브룩스가 축하공연에 나서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취임식이 진행되는 동안 워싱턴엔 긴장감과 적막감이 가득했다. 주방위군 2만5000명의 삼엄한 경계 속에 장갑차와 콘크리트 장벽이 거리 곳곳에 배치되는 등 통행이 차단됐다.
워싱턴 명소 내셔널몰은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고, 취임식 때마다 워싱턴 거리와 공원을 가득 메웠던 대규모 축하 인파는 사라졌다. 대신 미국인들은 방송과 온라인 생중계로 취임식을 지켜보며 바이든 시대 개막을 축하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백악관 집무실도 새 단장을 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 초상화가 빠지고 노동운동가 세사르 차베스의 흉상이 새로 들어온 게 핵심이다. 잭슨은 인종차별로 악명이 높은 반면 차베스는 노동자와 라틴계 미국인의 권익 향상에 애쓴 인물로 평판이 높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