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쑤시거나 지끈거리는 두통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성인의 70∼80%가 일 년에 한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두통은 흔한 질병이다. 흔한 질병이라는 인식 때문일까. 많은 경우 통증이 있어도 적당히 견디는 데 익숙하다. 병원에 갔다가 두통 증상이 곧 사라지면 진통제만 구입해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문가들은 두통이 ‘삶이 질’을 저하시키고, 때로는 다른 질병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 달에 8회 이상의 두통이 있는 경우라면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권한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두통 예방
식이, 운동, 수면 등 생활습관 조절을 통해서도 두통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규칙적인 식습관은 기본이다. 장시간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경우 혈당치가 낮아지고 이에 따른 혈관 수축으로 두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의 경우 1차적으로는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지만 효과가 소멸된 이후에는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을 야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 홍차, 콜라 등은 하루에 두 잔 이하로 마실 것을 권한다. 특히 술은 이견이 없는 대표적인 두통 유발물질인 만큼 피하는 것도 좋다.
조수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카페인은 그 자체로 다양한 약리작용을 갖고 있어 진통보조제로도 쓰인다. 그러나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진 후에는 혈관 확장으로 인해 두통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수면 부족과 수면 과다는 모두 두통을 초래하는 원인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뇌 안에서 신경전달 물질이 원활하게 교류하지 못해 신경에 무리가 오고, 수면이 과도하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수치가 떨어지면서 뇌혈관이 확장돼 인접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벼락두통은 뇌질환 신호?
두통은 뇌질환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 특히 △50세 이후에 새로 발생하는 두통 △임신·출산 후에 발생하는 두통 △감각, 경련 등 신경학적 증상과 동반된 두통 △성관계나 운동에 의해 유발·악화되는 두통 △갑자기 시작하는 벼락두통 등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뇌종양, 뇌출혈, 머리 외상, 치아질환, 부비동 질환 등 다른 질병이 원인이 돼 두통이 발생하는 2차 두통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거미막하출혈의 70%가 다른 증상 없이 두통만 나타나고, 뇌정맥혈전증의 30%도 두통이 유일한 증상이다. 또 경동맥박리의 20%에서 벼락두통이 나타난다.
주민경 교수는 “벼락두통의 30∼80%가 2차 두통이다. 두통을 통해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을 발견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는 만큼 50세 이후에 새로 발생한 두통 등이 있을 경우엔 신경과를 방문해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