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27일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비판하면서 ‘후궁’에 비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정부가 아끼고 사랑한다는 고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경합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서울)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고 조롱했다. 천박하기 짝이 없다”며 “‘고민정’이란 사람의 바닥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당시 선거 직전 여당 원내대표(이인영 통일부 장관)는 서울 광진을에서 ‘고민정 당선시켜주면 전 국민에게 100만 원씩 준다’고 했다. 이런 게 ‘금권(金權) 선거’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고 의원을 후궁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조선 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면 더더욱 겸손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 광진을에서 오 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와 관련 최근 페이스북에 “무상급식을 원하던 국민들로부터(2011년 주민투표 후 서울시장 사퇴), 종로구민(2016년 20대 총선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패배)들로부터,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조건부정치를 하시는 걸 보며 아쉽고 또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야권에서 일제히 고 의원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조 의원은 고 의원의 선거법 위반 논란을 거론하면서 겸손하라고 했다. 그는 “선거공보물에 허위 학력을 적은 혐의, 선거운동원 자격 없는 주민자치위원의 지지 발언을 게재한 혐의에도 무탈한 것만 해도 겸손해야 마땅할 일”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중시조라고 자랑질하는 문파(文派) 핵심이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주는 교훈을 모른다. 고민정은 많은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밝혔다. 재산신고 고의 누락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의원은 이날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검찰은 조 의원이 보유한 총 26억원 상당의 재산 중 약 5억원 규모의 채권 신고를 누락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3일 검찰은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 원을 구형했다.
조 의원은 “정치는 생물이다. 예측할 수 없다”며 “작은 선거에서 져도 큰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현재의 권세가 침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고 의원에게 일침을 놓았다.
조 의원의 ‘조선시대 후궁’ 비유에 여당은 발끈했다. 민주당 정춘생 공보국장은 페이스북에 “여성 국회의원을 후궁에 비유하다니 명백한 성희롱이자 희대의 망언”이라며 “최악의 여성비하, 역대급 막말이다. 국회의원으로서 자격 없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