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 발언 후폭풍…與 “사퇴” vs 조수진 “고민정 막말은?” [최형창의 창티비]

조수진, 고민정 향해 “조선 후궁이 왕자 낳아도 이런 대우 못받아” 비유
민주당 의원들 “수치심·모욕감…국민과 당사자에게 사죄·사과해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김근식 “사과하고 관련 글 삭제해야”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비유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조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 한편,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조 의원이 같은 여성 국회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비유하며 역대급 성희롱성 막말을 했다. 도를 넘는 극언이자 희대에 남을 망언”이라며 “의원직에서 사퇴하라”고 말했다. 허 대변인은 “조 의원은 어제 자신의 SNS 글을 통해 고민정 의원에게 “조선 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막말을 넘어 명백한 성희롱성 발언”이라며 “조 의원의 그동안의 막말로 인해 애초에 품격을 기대한 적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같은 여성의 입에서, 인격을 모독하고, 듣기에도 처참한 성희롱성 막말을 하는 것에 다시 한 번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2006년 2월 당시, 조수진 기자는 ‘국회엔 정치인들이 생산해 낸 ‘배설물’로 가득했다’라는 기사를 쓴 적 있다”며 “지금 조 의원은 무엇을 하고 있는 중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지금 즉시 성희롱 막말의 피해자인 해당 의원에 사과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또, 국회의원직을 즉각 사퇴하기 바란다. 민주당은 이를 좌시하지 않고 윤리위 제소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지적했다.

 

 

 

이날 민주당 동료 의원 20여명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조 의원의 막말을 규탄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조 의원의 글은 고 의원의 인격을 짓밟고 참을 수 없는 수치심과 모욕감을 안겨줬다”며 “몰상식한 발언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 것을 보니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재정 의원은 “조 의원이 당사자에게 그리고 국민께 사과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조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조 의원은 “인신공격, 막말을 한 사람은 고민정”이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한 인신공격, 막말을 사과하라”고 반박했다. 그는 “인신공격과 막말을 비판했더니 더불어민주당이 말꼬리를 잡고 왜곡해 저질공세를 하고 있다”며 “인신공격과 막말은 민주당의 전매특허다. 박원순, 오거돈씨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앞서 조 의원은 고 의원에게 “조선 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면 더더욱 겸손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고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오 전 시장과 격돌해 승리했다. 이와 관련 고 의원은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조건부정치를 하시는 걸 보며 아쉽고 또 아쉽다”고 지적하자 야권에서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하지만 조 의원의 ‘후궁’ 발언은 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같은 당 소속이고 같은 지역 출신이지만 이번 조 의원의 발언은 과했다”며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할 때는 ‘호되게 아프게’ 그러나 ‘점잖게 품격있게’ 비판해야 효과적이고 위력적”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지금이라도 과도한 표현에 대해 사과하고 해당 글을 삭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