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연방정부 관용차를 ‘미국산’ 전기차로 전면 교체하겠다고 밝히면서 올해를 전기차의 원년으로 삼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 기준 세계 4위까지 올라왔지만 앞으로 미국 시장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27일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산 제품·서비스를 우선 구매한다는 내용의 ‘바이(Buy)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연방정부가 보유한 차량을 미국에서, 미국 근로자들이 만든 전기자동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차량 기준은 주요 구성품의 50% 이상이 미국에서 제조돼야 한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모두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이후 미래차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공장의 전기차 생산라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직후 노조위원장을 만나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 기반의 아이오닉5의 생산에 대한 협조를 부탁하는 등 전기차에 관심을 쏟고 있지만 해외 공장 신설 등에 대한 노조 반발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의 이번 정책이 가시화할 경우 현대차그룹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