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경력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어제 업무방해죄로 기소된 최 대표에게 “입시 공정성 훼손행위로,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지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가볍게 볼 수 없다”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국회의원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조 전 장관 아들 조모씨에 대한 입시비리 관련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씨는 인턴 확인서를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모두 합격했다. 앞서 조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판결에서 딸 조민씨의 이른바 ‘7대 스펙’은 허위로 드러났다. 사회지도층 자녀가 ‘부모 찬스’로 부정입학한 셈이다. 문재인정부가 앞세운 공정·정의는 헛구호에 불과했던 것이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일하던 2017년 조씨에게 허위로 인턴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 그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던 2018년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허위 확인서 발급 대가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대표는 총선 기간 인턴 확인서 작성에 대해 허위 공표한 혐의로도 재판받고 있는데, 이번 판결로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전 채널A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기소돼 모두 3개 재판의 피고인으로 재판정에 선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이해충돌 논란에도 법원·검찰을 담당하는 법사위 소속이 된 뒤 윤석열 검찰총장에 압박을 가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최 대표는 “즉시 항소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법원이 공정성 훼손이 무겁다고 판결한 만큼 사죄하고 의원직을 내놓는 게 마땅하다.
박근혜정부 때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특별감사팀을 꾸려 조사한 뒤 대학 측에 입학 취소를 요구했고 결국 입학이 취소됐다. 조 전 장관 자녀에 대해서도 당국이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조 전 장관 가족을 싸고도는 모습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정씨와 조민씨 상황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조민씨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중앙의료원 인턴에 지원해 면접까지 마쳤는데 의료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진상 규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