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사정부가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반군부 여론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그럼에도 4일 미얀마 제2도시에서 쿠데타 이후 첫 거리시위가 벌어지는 등 시민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국영통신사 MPT 등 미얀마 인터넷 업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했다. 페이스북 소유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도 이용할 수 없다.
미얀마 군정은 전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불법 워키토키 소지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따라 그의 구금기간은 오는 15일까지 늘어났고 최장 징역 3년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명의로 “수치 고문이 기소됐다는 보도에 우려를 표한다”며 “쿠데타로 구금된 모든 이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가 실패하도록 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압박을 결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번 쿠데타를 무산시킬 만큼 미얀마에 충분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국제사회 및 모든 주요 관계자를 결집하는 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약 수치 고문에게 뭔가를 추궁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가 군부와 지나치게 가까웠다는 점”이라며 “또한 그가 군부의 로힝야족 공격을 지나치게 감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서방이 미얀마 제재 수위를 올릴수록 미얀마의 중국 의존도는 커질 공산이 있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주펑 중국 난징대 교수는 “미얀마는 50여년간 군부가 정치에 간섭해 왔는데 지난 30년간 군이 집권했을 때 미얀마 경제는 가장 빨리 성장했다”며 “(쿠데타로 인한) 중국의 미얀마 투자를 걱정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밝혔다. 그는 “미국이 미얀마를 제재하더라도 군부로 한정할 것이기에 중국에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미국이 미얀마를 제재할수록 미얀마는 중국의 투자를 더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지로 기자, 워싱턴·베이징=정재영·이귀전 특파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