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검사 모집, 정원 10배 넘는 지원자 몰려…예상 밖의 흥행 성공

일단 충분한 수사 인력풀 확보…수사능력 구축에 대한 우려 덜 수 있게 됐단 시각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검사 모집에 정원의 10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예상 밖의 흥행에 성공했다.

 

일단 충분한 수사 인력풀을 확보함에 따라 수사능력 구축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

 

4일 공수처에 따르면 원서접수 결과 4명을 뽑는 부장검사에 40명, 19명을 뽑는 평검사에 193명의 지원자가 몰려 각각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수처 부장검사는 변호사 자격 12년 이상 보유, 평검사는 변호사 자격 7년 이상 보유면 지원할 수 있다.

 

공수처는 검찰 출신 여부 등 지원자들의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필요한 전문 수사 인력이 생각보다 많이 지원했다는 반응이다.

 

앞서 법조계에서는 기본 임기 3년, 퇴직 후 1년간 공수처 사건 수임 제한, 퇴직 후 2년간 검사 임용 제한 등 여러 불리한 규정으로 공수처 검사직 지원자가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첫날 오후 6시 이미 정원을 초과하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수사 능력과 사명감을 두루 갖춘 검사를 뽑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공수처는 이날 검사 원서접수가 마감됨에 따라 조만간 서류 전형 합격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면접은 이달 말쯤에야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처장은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지원자 모두에게 면접 기회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어 10 대 1의 경쟁률은 면접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처장은 법에서 정한 최대인 12명을 검사 출신으로 채우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해 검찰 출신 지원자 수에 따라 실제 경쟁률은 달라질 수 있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면접 과정에서 수사 능력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되 선진 수사 기법 시도 노력 등을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면접을 통해 추려진 후보자는 공수처 인사위원회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하지만 여야 추천 인사위원들이 참여하는 인사위의 검증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공수처 출범 자체에 반대해온 야당이 인사위원 추천을 거부해 인사위 구성을 지연하거나 운영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검사 인선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공수처가 수사팀의 골간을 이룰 검사 채용을 마무리 짓기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는 셈이다.

 

오는 5일에는 공수처 수사관 모집도 마감된다. 검사 임용 경쟁률을 봤을 때 수사관 모집에도 상당수의 지원자가 몰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공수처는 '수사부 부장검사 3명을 모두 검찰 출신으로 임용할 계획'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이는 인사위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