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6일 수천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했다. 군부는 인터넷을 차단하며 저항 움직임의 확산을 저지하고 있다.
미얀마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양곤 시내 곳곳에서 수천명이 참석한 항의 시위가 열렸다.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도 이날 수천명이 항의 시위에 참여해 “군부 독재 타도” 등을 외치며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 1일 군사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이 전한 시위 현장의 모습을 담은 영상에는 시위대가 빨간색 머리띠와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빨간색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의 상징색이다. 이들은 태국 반정부 시위를 통해 널리 알려진 저항의 상징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다른 영상에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와 이를 본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는 장면 등이 담겼다.
경찰은 시위대의 행진을 막았고, 방패를 든 경찰 뒤에는 총기를 소지한 경찰의 모습도 포착됐다. 다만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정은 인터넷을 전격 차단하며 확산 저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인 넷블록스(NetBlocks)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미얀마 전역에서 2차 인터넷 접속 불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1차 인터넷 차단은 지난 1일 쿠데타 당일 발생했다. 넷블록스측은 미얀마 온라인 접속률이 평소의 54%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미얀마 나우도 쿠데타 항의 시위가 확산하면서 군정이 모든 인터넷 선을 끊었다고 전했다.
미얀마 시민사회 단체는 인터넷 업체들이 군정의 인터넷 차단 지시를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의 미얀마 지역 책임자 밍 유 하도 통신에 “쿠데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에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은 비열하고 무모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군정은 시민 불복종 저항 운동을 막기 위해 전날 밤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접속도 차단했다. 지난 3일에는 미얀마 국민 절반가량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접속도 막은 바 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