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프라이부르크의 ‘젊은 피’ 정우영, 시즌 3호골 폭발

도르트문트戰 선제골… 2-1 승리 이끌어
18R 경기 이어 두 경기 만에 득점포
평점 7.87점… 양팀 선수 중 최고점
이적시장 몸값 1000억원 이상되는
상대팀 공격수 홀란·산초·벨링엄 등
세계 축구계의 미래스타들 압도
프라이부르크 공격수 정우영(오른쪽)이 7일 독일 프라이부르크 슈바르츠발트-슈타디온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경기에서 상대 수비와 공을 다투고 있다. 프라이부르크=AP연합뉴스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도르트문트는 비록 올 시즌은 들쑥날쑥한 경기력 속에 우승권에서 멀어져 있지만 여전히 매 경기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어당기고 있다. 엘링 홀란(21), 제이든 산초(21), 주드 벨링엄(18), 헤이니에르(19), 유수파 무코코(17)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젊은 피’들이 가득한 팀이기 때문이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부자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홀란과 산초는 향후 이적 시 1000억원 이상의 이적료가 확실시되고 있다. 세계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이기도 한 선수들이 뭉쳐 뛰는 팀이다 보니 팬들의 눈길이 이들의 경기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7일 독일 프라이부르크 슈바르츠발트-슈타디온에서 끝난 도르트문트와 프라이부르크의 2020~2021시즌 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젊은 피’는 홀란도, 산초도 아니었다. 이날 경기는 프라이부르크의 22세 공격수 정우영이 지배했고, 결국 프라이부르크가 2-1로 승리했다.



강력한 젊은 공격수를 다수 보유한 도르트문트는 이날 경기 초반부터 프라이부르크를 거세게 밀어붙이며 골문을 위협했다. 다만, 부정확하고 비효율적인 공격이 이어지며 골문을 열지 못했고, 이런 공격 이후 나오는 빈틈을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프라이부르크가 역습으로 공략해 나갔다.

이 역습의 첨병 역할을 정우영이 해냈다. 측면 공격수로 선발출장해 최전방의 에르메딘 데미로비치(23)와 호흡을 맞춰 상대의 빈 공간을 파고들었고, 수비에서도 헌신적인 전방 압박으로 기여를 했다. 여기에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4분 선제골 득점까지 해냈다. 빈첸초 그리포(28)가 왼쪽 측면에서 보낸 패스를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거침없이 날아가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망에 꽂혔다. 그의 시즌 3호골로 지난달 슈투트가르트와의 리그 18라운드 경기에 이어 두 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정우영은 3분 뒤 나온 팀의 두 번째 득점에서도 기점 역할을 해냈다. 그라운드 중앙에서 연결한 멋진 힐패스가 프라이부르크의 슈팅으로 연결됐고, 이 슛이 수비를 맞고 나오자 조나단 슈미츠(31)가 재차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결국 득점으로 만들어냈다. 정우영의 순간적인 재치가 상대 수비의 균열을 유도했고, 결국 골이 터졌다. 승리의 기반을 마련한 정우영은 2-0으로 여유 있는 리드를 잡은 후반 25분 교체돼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공교롭게도 프라이부르크는 정우영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직후부터 위기를 맞았다. 후반 31분 무코코가 홀란의 패스를 받아 한골을 만회했고, 이후로도 줄기차게 골문을 위협했다. 프라이부르크는 20여분 가까이 진땀 나는 수비를 펼친 끝에 2-1로 가까스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프라이부르크는 2010년 5월 이후 10년 9개월 만에 도르트문트를 꺾는 기쁨을 맛봤다. 승점 3을 챙기며 승점 30으로 리그 8위에 올라 6위 도르트문트(승점 32)를 바짝 추격했다.

경기 뒤 독일의 ‘키커’는 “정우영이 승리를 개시했다”면서 기념비적인 승리의 주역으로 정우영을 꼽았다. 축구통계전문사이트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경기에서 뛴 모든 선수들 중 최고점인 7.87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