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쿠데타 시위 승려도 가세… 미얀마 군부 계엄령

비폭력 평화시위 사흘째 계속
노동자들 참여 총파업 가능성도
軍 “공공질서 파괴 엄단” 으름장
시위대 향해 물대포 세례 8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경찰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 수천명을 향해 물대포를 쏘고 있다. 네피도=AP연합뉴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비폭력 평화시위가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승려와 간호사들까지 시위 대열에 가세하고 나섰다. 군부는 무력 진압을 시도한 데 이어 일부 지역에 계엄령까지 선포하며 강경 대응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얀마 경찰은 수도 네피도의 시위대 수천명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시위대의 호소에 물대포 사용은 중단됐으나 군부는 국영 MRTV를 통해 “국가의 안정과 공공의 안녕, 법치를 방해·파괴하는 행위는 법에 따라 처벌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쿠데타 항의 시위에 대해 군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입장이다.

 

몇시간 뒤 군부는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7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5인 이상이 모이거나 시위를 벌일 수 없고, 오후 8시부터 오전 4시까지는 통행이 금지된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앞서 이날 시위에는 수천 명이 참여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석방과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2007년 군정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승려들이 시위대 선봉에 서서 ‘우리의 지도자들을 석방하고 우리의 표를 존중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이끌었다. 이번 쿠데타 직후 시민 불복종 운동을 주도한 간호사들은 근무복 차림으로 시위를 벌였다. 양곤의 한 국립병원 간호사는 “우리는 모든 공무원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의 운명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봉제, 철도 등 노동자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시위는 총파업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988년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민주화 운동가 민 코 나잉은 모든 공무원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