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시설 중대사고, 주택단지와 오후 시간대 가장 많이 발생”

# 지난해 7월 오후 경기 고양시의 한 주택단지 안 놀이터. 7살 아이가 사다리와 미끄럼틀이 같이 설치된 조합놀이대 위에서 놀다가 균형을 잃고 미끄러졌다. 당시 미끄럼틀 기구 위에는 이 아이 밖에 없었는데, 떨어진 아이는 팔과 손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 지난해 9월 경북 구미시에서도 8살 아이가 조합놀이대의 측면을 타고 올라가다 떨어졌다. 주택단지 내 설치된 조합놀이대에서 발생한 사고로, 이 아이는 추락한 뒤 왼쪽 팔꿈치 위가 골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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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에 접수된 어린이 놀이시설 사고는 주로 주택단지에서 오후 늦은 시간에 많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놀이기구 중 계단, 오르막 및 미끄럼틀이 함께 붙어 있는 조합놀이대에서 사고 건수가 가장 많았고, 이용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가장 많아 이용수칙 준수를 위한 보호자의 교육 등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행정안전부의 ‘2020년 어린이놀이시설 중대사고 분석결과’를 보면, 지난해 어린이놀이시설에서 발생한 중대사고 건수는 모두 181건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야외 활동이 줄어 전년대비 중대사고 건수는 223건 줄었다.

 

행안부에 따르면 사고는 주로 주택단지에 설치된 놀이시설에서 오후에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설치장소별 사고건수는 주택단지가 114건(63.0%)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학교(32건), 도시공원(17건), 유치원(13건) 순이었다. 아울러 사고발생 시간은 오후 5시~6시 사이가 39건(21.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정오부터 오후 1시, 오후 1시~2시가 각각 20건으로 나타났고, 오후 4시~5시가 18건으로 조사됐다. 행안부는 “바깥활동이 많은 오후 시간에 사고가 많이 발생했으며, 오후 1시~2시는 학교에서 오후 3시 이후는 주택단지에서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전체 부상자 181명 중 남자어린이가 107명(59.1%)으로 나타났고, 활동량이 많은 학령기(7~14세) 어린이가 137명(75.7%)으로 파악됐다.

 

놀이기구별로는 조합놀이대 사고가 85건(47.0%)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그네(23건), 바닥재로 인한 사고가 18건, 흔들놀이기구 및 오르는기구가 각각 11건으로 나타났다. 놀이기구수 대비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구는 공중놀이기구로 나타나 다른 놀이기구 대비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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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원인별로는 이용자 부주의에 따른 사고가 172건으로 조사돼 대부분을 차지했다. 행안부는 “최근 5년간 사고원인별 추이를 보면, 놀이시설 대부분의 사고는 이용자 부주의로 인해 발생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놀이시설 이용수칙 준수 및 지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고는 추락이 116건으로 가장 많았고, 넘어짐(32건), 충돌(19건)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72건으로 사고 건수가 가장 많았다.

 

행안부는 중대사고 예방을 위해 매년 지자체, 지역교육청에 어린이놀이시설과 관련한 주요사고 사례를 전파하고, 안전관리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시설에 대해 행정처분을 강화하는 등 관리감독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주요 사고발생 시간대에 안전관리자 등을 통한 현장순찰을 실시하고, 안전한 놀이시설 이용방법을 기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