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쿠데타 이후 첫 TV연설에서 “총선을 새로 치른 뒤 권력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쿠데타 반대 시위대 해산을 종용하는 과정에서 처음 총기가 사용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흘라잉 사령관은 전날 밤 20분간 방송된 TV연설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측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해 총선은 ‘선거 사기’였다고 강조하며 “군부는 지난 시절의 군정과는 달리 진실되고 규율 있는 민주주의를 이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사태 기간 과업을 완수하면 우리는 다수 정당이 참여하는 총선을 치러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승리한 정당에 권력을 넘겨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흘라잉 사령관이 “과거 군부와 다를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애당초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미얀마 군부의 오랜 우군인 중국을 향해선 “쿠데타 규탄 움직임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뉴질랜드는 미얀마와의 국교를 유예하겠다고 선언했다. 미얀마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내놓은 국가는 뉴질랜드가 처음이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전한 뒤 “미얀마 군 지도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3050만달러(약 340억원)에 달하는 미얀마 경제지원책 중 군부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사업은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도 미얀마에 대한 경제지원 중단이나 축소를 검토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은 미얀마에 연간 1500억∼2000억엔(약 1조6000억∼2조1000억원) 규모의 경제지원을 하고 있어 미얀마에 압박이 될 수 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