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反쿠데타시위 확산일로

국경일·주말 맞아 최다 인원 집결
군부, 무차별 구금·감청 수위 높여
14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만달레이 대학 졸업생들이 지난 9일 네피도 시위 참가 도중 경찰의 실탄 사격을 받은 19세 여성의 사진을 들고 쿠데타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 전국 곳곳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9일째 이어졌다. 만달레이=AP연합뉴스

미얀마 국경일(12일)과 주말을 맞아 쿠데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법원 허가 없이 시민을 구금하거나 모든 통신 내용을 감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등 외신에 따르면 양곤과 만달레이, 네피도 등 주요 도시에서 수만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평화 시위가 잇따랐다. 특히 이날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부친이자 미얀마 독립 영웅인 고(故) 아웅산 장군의 생일이어서 양곤 시내 고인의 동상 앞에 모인 시민들은 결의를 다졌다.

 

국경일(유니언데이)인 전날에는 이번 쿠데타 이후 최다 인원이 모여 수치 석방과 민주정부 복원 등을 요구했다. 시위에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군부는 ‘개인 자유와 안보를 위한 시민 보호법’ 일부 조항의 효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언제까지 중단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로써 법원 허가 없이도 시민을 24시간 이상 구금하거나 압수수색하는 게 가능해졌다. 모든 통신 내용을 감청할 수도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인사들이 영장도 없이 체포되는 영상이 확산하며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탄압은 야간에 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지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야간 거리 순찰조를 구성해 스스로를 보호하고 나섰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12일 제네바 사무소에서 특별 회의를 열고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