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 달째 G7(주요 7개국) 화상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 외교 무대에 공식 등장한다. 회의 초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와 그를 통한 경제 회복, 기후변화 예방, 그리고 서방의 대(對)중국 접근법 모색이 될 전망이다.
미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참여하는 G7 정상회의가 오는 19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다고 밝혔다. G7은 미국 외에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일본이 회원국으로 서방 주요국을 포괄한다.
19일은 지난달 20일 백악관에 입성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30일째를 맞는 날이다. 앞서 상원 외교위원장과 부통령을 지내 국제문제에 밝은 그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세계 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셈이다.
회의 의제는 우선 코로나19 퇴치와 그를 통한 경제 회복이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전세계의 민주적 시장 경제를 이끄는 나라들의 정상들과 함께 하는 이번 화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코로나19 팬데믹을 퇴치하고 글로벌 경제를 재건하는 방안을 논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염병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에 더해 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생산 및 전세계를 상대로 한 신속하고 광범위한 배포를 집중 의논할 전망이다.
외신은 바이든 정부가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도 이번 G7 화상 정상회의의 핵심 어젠다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날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했다. 그는 국무장관과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정계 거물 존 케리를 ‘기후 특사’로 임명, 향후 기후변화를 둘러싼 국제사회 공조에서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할 뜻을 내비쳤다.
중국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등에 의해 가해지는 경제적 도전을 헤쳐나가기 위해 글로벌 룰을 갱신하는 문제의 중요성에 대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국제적 공동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G7 화상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화상회의에 이은 G7 대면 정상회담은 약 4개월 뒤인 오는 6월 11∼13일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콘월의 휴양지 카비스 베이에서 개최된다. 회의 의장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초청으로 G7 회원국이 아닌 한국, 호주, 인도, 유럽연합(EU)도 게스트 자격으로 참석한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각각 한·미 및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