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협회 사무처장 “쌍둥이 자매 지도자 자격도 박탈”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구단의 이재영(왼쪽)·이다영 선수. 연합뉴스

학창시절 학교폭력 사태에 휘말린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구단의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향후 배구 지도자의 길도 걷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대한민국 배구협회 조용구 사무처장은 “무기한 국가대표 자격 정지가 나오면 향후에 지도자 자격 취득할 때 그 중징계 경력도 강제사항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배구협회는 이재영·이다영 선수에게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무기한 국대 자격 박탈에 대해 조 사무처장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학교폭력 사건들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조 사무처장은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핵심 전력이고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있어 경기력 저하가 따를 수밖에 없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상당히 고민이 깊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학창시절 학교폭력 사태에 휘말린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의 송명근·심경섭 선수들 역시 이재영·이다영 선수와 동일한 처벌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모두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의 모습. 뉴스1

조 사무처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배구협회에서 선수위원회와 별도로 스포츠권익인권센터를 출범하고 폭력피해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아주 경미한 경우도 1년 이상 3년 미만의 출전 정지 및 자격 정지이고 중대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출전 정지 또는 3년 이상의 자격 정지·영구제명까지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국배구연맹(KOVO)은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학교폭력 대책 마련과 함께 규정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KOVO 규정에는 프로 입단 이전 학창 시절 발생했던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는 실질적 징계 방안이 없어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맹 역시 협회와 마찬가지로 학교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엄중한 사안이기 때문에 기존의 틀을 바꿔서라도 재발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