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둘러싸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 끝에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휴가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거듭된 사의 반려에도 사실상 사퇴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박 장관은 퇴근길에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채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내일쯤 신 수석께 전화를 드릴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이 신 수석과 대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양측의 주말 접촉이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8일 “신 수석이 오늘 아침 출근해서 내일까지 이틀 동안의 휴가원을 냈고 이는 처리가 됐다”며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에 월요일에 출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 수석의 휴가원은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거쳐 문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충분히 숙고하고 본래 모습으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파문이 조기에 봉합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 수석과 친분이 있는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오늘 (신 수석이) 연가를 낸 것은 사실상 관두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며 “그분의 평소 성격으로 봐서 결코 청와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 수석) 스스로도 본인이 청와대를 떠나는 게 문재인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제 더는 (청와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본인은 느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오후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재진에게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신 수석과 이번 (검찰 고위급) 인사와 관련해 여러 차례 만났고 얼마든지 따로 만날 용의가 있다”며 “민정수석으로 계속 계셔서 문 대통령 보좌를 함께 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고위직 인사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검찰총장이든 민정수석이든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박 장관은 이번 사태가 벌어진 후 신 수석에게 비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의 반응을 묻자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조만간 단행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신 수석 거취가 결정된 이후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은 “신 수석이 돌아오면 최종적인 조율이 끝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 수석 복귀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휴가 기간 박 장관과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도형·김민순·이창수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