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간부 인사 논의에서 배제당한 것으로 드러난 청와대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에 야당은 청와대의 비정상적 행태가 핵심 참모의 반란을 초래했다며 신 수석의 국회 출석을 요구했다. 여당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전 청와대판 ‘추미애·윤석열 사태’가 불거질까 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검찰개혁 기조의 연속성을 위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신 수석의 뜻을 검찰 인사에 반영할 수 없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신 수석 사의표명과 관련해 “대통령 최측근 핵심의 반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비정상적 일들이 너무 빈발하니 임명된 지 한 달밖에 안 된 핵심 측근인 민정수석이 반기를 들고 사의를 표명하는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또 “미봉책으로 수습해선 안 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오는 26일 청와대를 상대로 하는 국회 운영위원회의에 민정수석을 꼭 출석시켜서 경위와 문제가 뭔지 밝힐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벌어졌던 ‘추·윤 갈등’이 청와대에서 재연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말을 아꼈다. 다만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저도 확인차 (청와대 관계자한테) 전화를 해봤다”면서 “인사 문제와 관련해 신 수석과 박 장관 사이에 이견이 있던 건 사실 같다”고 했다. 또 “박 장관이 신임 장관으로 법무부의 연속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결정을 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도 했다. 법무부와 검찰 간 원만한 조율을 하려는 신 수석의 뜻이 검찰 인사에 반영될 경우 추 전 장관 시절 수사지휘권 행사의 적절성은 물론 그간의 검찰개혁 기조를 부정하는 셈이 돼 박 장관으로서는 신 수석의 뜻이 담기지 않은 인사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으려 했으나 이용구 법무차관이 고열이 난다며 불출석해 파행했다. 야당은 이 차관이 본인 사건 관련 질의를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불출석했다며 반발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에 따르면 이 차관은 회의 시작 30분 전인 이날 오전 9시30분 불출석하겠다고 국회에 일방 통보했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고열이 있다고 해서 불참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여야는 오는 22일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