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사진)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파문이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결국 신 수석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간 검찰 고위인사 조율을 부드럽게 중재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에 직면하게 되어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이른바 ‘추·윤사태’를 방기하다 결국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자충수를 둔 바 있다. 당시에도 대통령은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을 중재하지 않은 채 거의 1년여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파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 수석의 사의가 이미 공개되면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이번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신 수석이 이대로 사의를 고수하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다면 결국 1년 전 추·윤 사태 당시의 법무·검찰 관계로 돌아가는 셈이 된다. 이번 인사를 통해 배치된 검찰의 친여 검사들이 원전 경제성 조작 평가 의혹과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사태 등 청와대와 여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해 나설 경우 제2의 추·윤 사태를 불러올 수밖에 없게 된다. 신 수석은 사의를 굽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신 수석의 성향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주어진 일정은 소화하되, 후임자 물색이 완료되는 대로 언제든 청와대를 떠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와 여권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4월 7일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4차 재난지원금과 일자리 창출 등 민생·경제 현안에 집중해 선거 모드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와 법무부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또다시 정치적 논쟁으로 여론이 쏠리는 탓이다. 문 대통령도 설 연휴에 올 한해 “(코로나로 인한) 불평등을 해결하는 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고 말했었다. 그런 청와대 기조는 신 수석 사의라는 변수가 터지면서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
여권 내에서는 하루빨리 이 사태를 수습하고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8일 경기도당 민생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빨리 해결되기 바란다”고 언급한 것도 선거를 앞둔 비상 시기라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