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주·인도·일본 외교장관 회담… “4국 정상회의 개최 협의” [특파원+]

美 바이든 정부 출범 후 4국 장관회의 첫 화상 개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 협력 강화
日 외상 “기본적 가치관 공유하는 우리 역할 커져”
미국, 호주, 인도, 일본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외교장관 회의 개최 소식을 전하는 일본 NHK. NHK 캡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 출범 후 미국, 호주, 인도, 일본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가 화상회의 형식으로 처음 열려 미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쿼드 정상회의 개최 방안을 협의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호·인·일 4국 외교장관은 18일 심야 전화회담을 갖고 정상회의 개최 방침에 일치했으며, 일정은 향후 조정하기로 했다. 4국 외교 장관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제2차 쿼드 외교장관 회의 이래 처음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화상회의 후 “기존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본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우리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강조해 동의를 얻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4개국 장관은 장관급에서 최소 연 1회, 고위급과 실무급에서 정기적으로 쿼드 회의를 하자는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항행의 자유와 영토의 보존을 포함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을 증진하는 데 있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4개국 장관은 인도·태평양 연안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이 국제사회 역할 강화를 표방한 아세안 중심성에 관한 상호 지지를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FOIP 구상 실현을 위해 보다 많은 국가와 이 구상의 실현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확인했다. FOIP 구상은 중국의 해양진출을 견제하려는 구상이다. 4국은 이와 함께 해양안전보장, 인도지원,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4국 협력을 추진하는 데 일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아사히신문은 “이번 회의는 미국 요청이었다”며 “바이든 정권 발족 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쿼드 외교장관회의가 열렸다는 것은 트럼프 정부에 이어 (미국이) 이 틀을 중시하는 자세를 국제사회에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는 앞서 쿼드 정상회의를 타진해 중국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제도) 문제가 있는 일본이나, 코로나19의 기원을 놓고 중국과 심각하게 마찰한 호주는 환영했으나 인도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인도는 독립 후 비동맹 외교 노선을 내세워 왔는데 최근에는 개별 사안에 대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 상대를 바꾸며 연대하는 국익 최우선 외교를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쿼드의 대중(對中) 포위망 색채가 지나치게 강해지면 인도가 중시하는 외교의 자주성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