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ESG 넘어 변화 이끄는 기업들

서진석/도서출판 획/1만3000원

행동주의기업/서진석/도서출판 획/1만3000원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다. ‘블랙록’ 같은 세계적 자산 운용사들과 국민연금이 ESG라는 비재무적 요소로 기업 투자 가치를 판단하고, 국내외 기업들은 앞다퉈 ESG 경영을 선언한다. 환경을 훼손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 노동자·소비자·협력사의 희생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외면받는다.

저자는 여기에 근본적 물음을 던진다. 기업이 ‘탄소 제로’를 선언하고 에너지를 덜 쓰면, 그게 환경 경영인가. 지구 온도는 그 이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도? 과연 ESG 관리는 재앙적 기후변화, 극단적 빈부 격차로 위협받는 지구와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의류기업 파타고니아의 사례를 보자. 파타고니아는 목화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 살충제 문제를 직시하고 100% 유기농 면직 제품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원재료 생산 단계에서부터 공급망 전체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했다. 비용 증가와 매출 하락을 감수한 과감한 조치였다. ‘우리의 터전, 지구를 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미션을 확립한 파타고니아는 정치권력과의 일전도 마다치 않았다. 파타고니아는 매장을 캠페인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미국 베어스 이어스 국립자연보호구역 보호 운동에 나섰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어스 이어스의 85%를 보호구역에서 해제하자 “악마와 싸우겠다”며 소송전에 나섰다.

‘덜 나쁜 생산’이라는 소극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ESG의 한계선을 넘어서며 사회 변화를 이끄는 기업을 저자는 ‘행동주의 기업’이라고 명명한다. 유기농 인증제 도입, 동물 실험 근절, 인권 운동 등을 주도한 자연주의 화장품 업체 닥터브로너스, 바디샵, 러쉬가 좋은 예다. 이들 회사의 사례를 살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기업이 정치세력이나 사회단체 못지않은 긍정적 변화의 엔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행동주의는 제품 가격 상승, 다른 견해를 가진 고객들의 외면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리스크가 있기에 최고경영자(CEO)의 의지가 중요하다. 파타고니아는 “나는 지구 환경에 나쁜 일을 항상 해왔다”고 자성하는 이본 취나드 CEO가 있었기에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고,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행동주의기업’은 그래서 ESG 시대의 기업 경영인들에게 권하고픈 책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