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반쿠데타 시위 첫 사망자 발생… 항쟁 결의에 기름 붓나

사진=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이후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지난 9일 쿠데타 규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졌던 20대 시위 참가자가 결국 숨졌다.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와 외신은 사경을 헤매던 먀 뚜웨 뚜웨 카인(20)이 이날 오전 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쿠데타 규탄 시위 와중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중태에 빠진 지 열흘만이다. 카인의 오빠는 외신과 통화에서 동생이 오전 11시(현지시간)쯤 사망했다면서 “너무나 슬프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카인은 당시 머리에 총을 맞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고, 생명유지장치로 연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고무탄에 맞았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그를 치료한 의료진이 언론에 실탄 피격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와디는 앞서 지난 13일 가족이 산소호흡기 제거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언니는 피격 다음 날 언론과 만나 “동생과 나는 거리 한가운데 있지도 않았고, 경찰 저지선을 넘지도 않았다”며 “그곳을 떠나려는 순간 동생이 총에 맞았고 쓰러졌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을 위해 온 국민이 군부독재가 뿌리 뽑힐 때까지 계속 싸워 달라고 촉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 규탄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던 20대 여성 시위 참가자 미야 테 테 카인이 19일 숨졌다고 가족이 밝혔다. 쿠데타 발생 이후 시위 참가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지난 14일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만달레이 대학 졸업생들이 카인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모습. 만달레이=AP연합뉴스

첫 민간인 사망자 발생을 계기로 사태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사망 사건이 시위대의 불복종 운동과 항쟁 결의를 한층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곤 도심 시위 중 먀 뚜웨 뚜웨 카인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나인 릿 텟(24)은 통신에 “그가 자랑스럽다. 그를 위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거리로 나올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쿠데타에 항의하는 미얀마 시민들은 이날 14일째 최대 도시 양곤 등 곳곳에서 거리 시위에 나섰다. 최대도시 양곤에서는 시민불복종 운동의 전면에 나선 국영 철도근로자들과 교사 등 수 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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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불안 상태가 심상치 않은 만큼 미얀마에 진출한 일본 기업인 등 일부 외국인들은 사태 악화를 우려해 귀국길에 올랐다고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