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부가 허락한다면 제가 정치인으로서, 또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먼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다”고 22일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AZ 1차 접종대상자는 아니지만,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백신접종은 차질 없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AZ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정부가 허락한다면 제가 정치인으로서, 또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AZ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통상 최고위 발언은 원고를 준비하지만, 이는 사전에 준비하지 않은 발언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지난 주말 AZ백신 1호 접종 논란이 이어지자 ‘백신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정부가 허락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깜짝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AZ백신이 65세 이상 고령층에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부분, 임상 시험 결과가 없다는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안 대표가 안정성이 독감 백신 부작용 정도 수준이라고 판단하시고 국민 불신을 덜어줄 방법을 고심하다가 1호 접종대상자 역할을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 두려움을 덜 방법에 대해 야권의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고민하고 본인 역할이 있다면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신 것”이라며 “실제 외국 사례에도 지도자급 인사들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본인 스스로 결정할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 하에 국민께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지난 19일 고령층 효능 논란이 일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문 대통령이 먼저 맞아야 불신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26일부터 요양시설에서 접종이 시작되는데, 일부 의료진이 접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백신 불안감이 높아지면 먼저 맞는 것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 말을 지킬 때가 왔다”며 문 대통령의 1호 접종을 압박했다.
이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유 전 의원을 향해 “당신이 솔선수범해 먼저 맞지 그러시냐”며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인가. 이는 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자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원수의 건강과 일정은 국가기밀이고 보안사항”이라며 “초등학생 얼라보다도 못한 헛소리로 칭얼대지 말라”고 맞받았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