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사의 표명을 사실상 거둬들이면서 지난주 정국을 흔들었던 ‘신현수 사퇴 파문’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청와대는 논란의 핵심인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안에 대한 재가 과정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신 수석의 사의를 촉발했던 사안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아 여전히 재가 과정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자칫 이번 사퇴 파문은 봉합됐지만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이 지난 주말 신 수석 사퇴 철회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법무부 인사안 재가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계속 확대 재생산됐다. 일부 언론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문 대통령 재가를 받지 않은 채 인사안을 발표했고, 신 수석이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사후 승인했다는 의미다.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한 듯 청와대는 의혹보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에 관해 결정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할 수 없고,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청와대의 이런 모호한 입장은 논란을 확산시키는 측면이 적지 않다. 청와대 설명처럼 문 대통령이 재가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점이 없었다면 투명하게 공개하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신 수석과 박 장관 간 관계가 계속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신 수석은 이번 사태 도중 박 장관에 대해 주변 지인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여러 차례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은 지인들에게 “박 장관과는 평생 만나지 않을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안정적 협력관계는 시작도 못 해보고 깨졌다”는 내용의 문자도 보냈다. 박 장관은 지난주 기자들에게 신 수석과 만나 이 사퇴를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이 지난 주말 회동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인사안을 놓고 한 차례 충돌한 두 사람이 앞으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원활하게 업무 협조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추후 갈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한 여권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미봉에 그친 것 아니냐.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