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23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청와대 현안점검 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민정수석이 매일 대통령에게 직접 수석실 관련 현안을 보고하는 자리다. 전날 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하고 업무복귀를 선택한 신 수석이 이튿날 곧바로 문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해 정상 업무를 본 것이다. 신 수석은 전날 문 대통령에게 “사의 파동으로 죄송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신 수석이 지난 22일 문 대통령에게 거취 일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직전에 ‘제 일로 심려를 끼쳐드리게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신 수석이 전날 복귀한 후 이날 민정수석으로 정상 업무를 수행했지만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응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도 이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신 수석이 사의를 명확하게 철회했는지, 아니면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임기 말까지 계속 데리고 쓰기로 결심했는지가 불투명하다. 일각에서 신 수석이 사의를 철회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거취를 문 대통령의 결심에 일임한 만큼 후임자를 찾을 때까지만 수석직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청와대가 이날 검토하던 비서실 개편을 백지화하고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론을 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당초 설 연휴 직전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부분적인 조직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비서실 개편과 관련해 일상적으로 필요한 보완과 일부 조정 기능, 기획 기능 강화에 대한 제언을 받고 그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신 수석의 파동을 의식한 결론일 가능성이 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