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40여일 앞둔 25일 부산과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찾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선거개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더욱이 국회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등을 담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처리하기도 전에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이에 발맞춰 “특별법안을 26일 처리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선거개입’으로 규정하고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광역시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했다. 동남권 메가시티 사업은 부산·울산·경남(PK) 지역 800만 시·도민의 공동 생활권과 경제권을 구축해 상생 발전을 도모하자는 지역 발전 전략이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여당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필승 카드로 추진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 방문에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동행하고, 김 지사, 송철호 울산시장이 함께했다. 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신항에서 한 연설에서 “15년간 지체되어 온 동남권 신공항 사업부터 시작하겠다”며 “묵은 숙원이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도 특별법이 제정되는 대로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회의 특별법 논의 과정 중 반대 의견을 낸 국토부를 겨냥해 “의지를 갖지 못하면 원활한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국토부가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변 장관은 “일부 언론에서 마치 국토부가 가덕신공항을 반대한 것처럼 비쳐져 송구하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광역도로망과 철도망 등 광역교통망 확충, 진해신항 건설,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지원 등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놓고 민심 행보를 위장한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격앙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선거 질서를 훼손하는 대통령의 노골적 선거개입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명박정부 4대강과 닮은꼴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쐐기를 박겠다는 것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별법의 26일 본회의 처리는 확정적이다. 여야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별법을 수정 없이 그대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입법 성과를 위해 당력을 집중하겠다”며 “가덕 신공항 특별법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도형·김주영 기자 scope@segye.com